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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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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책] 낭만을 바라는 그 어떤 것에 대하여.. '사서함 110호의 우편물' 그럼에도 다시 사랑해보기로 한 사람들의 따스한 이야기, '사서함 110호의 우편물' 라디오 작가 '공진솔'은 평소 '연연하지 말자'가 인생의 모토. 마음이 심란할 때 연필 몇자루를 깎는 소소한 취미를 가졌고 세상과 사랑에 큰 기대없이 살아가려고 애쓰지만, 개편을 맞아 새로운 피디 '이건'과 프로그램을 함께하면서 인생 목표에 차질이 생기기 시작한다. 그저 자신의 삶을 꾸리며 평온하게 살고 싶을 뿐이었는데. 그런 진솔의 울타리를 매번 부드럽게 노크하며 문밖으로 불러내는 듯한 건을 마냥 외면할 수가 없다. 30대 초중반, 적당히 쓸쓸하고 마음 한자락 접어버린 이들이, 그럼에도 '다시 한번 사랑해보기로 하는' 따스한 이야기. 서로의 청춘, 일터, 지나간 감정과 다시 찾아온 사랑의 마음을 행간을 따라 읽다보면, ..
[오늘의책] 꿈에 대한 작가의 상상력이 돋보이는 책, '달러구트 꿈백화점' 주문하신 꿈은 매진입니다! '달러구트 꿈 백화점' 잠들어야만 입장가능한 꿈 백화점에서 일어나는 비밀스럽고도 기묘한, 가슴뭉클한 판타지 소설. 여기는 잠들어야만 입장할 수 있는 '달러구트 꿈 백화점' 입니다. 잠들어야만 입장할 수 있는 독특한 마을. 그곳에 들어온 잠든 손님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곳은, 온갖 꿈을 한데 모아 판매하는 '달러구트 꿈 백화점'이다. 긴 잠을 자는 사람들은 물론이고, 짧은 낮잠을 자는 사람들과 동물들로 매일매일 대성황을 이룬다. 범상치 않은 혈통의 주인장 '달러구트', 그리고 그의 최측근에서 일하게 된 신참 직원 '페니', 꿈을 만드는 제작자 '아가넵 코코', 그리고 베일에 둘러싼 '비고 마이어스'... 등이 등장한다. '달러구트 꿈 백화점'은 무의식에만 존재하는 꿈을 정말 사고팔..
[오늘의책] 숲속의 현자가 전하는 마지막 인생수업,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 때 이른 성공을 버리고 떠난 17년 간의 숲속 여행, 그리고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깨달은 것들 2022년 1월, 한 사람이 세상을 떠났다. '망설임도, 두려움도 없이 떠납니다'라는 한마디를 남기고. 스웨덴 전역에 거대한 애도의 물결이 일었다. '비욘 나티코 린데블란드'. 수많은 스웨인인들을 불안에서 끌어내어 평화와 고요로 이끌었던 그는 2018년 루게릭병에 진단받은 후에도 유쾌하고 따뜻한 지혜를 전하며 살아갔다.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는 20대에 눈부신 사회적 성공을 거뒀지만 모든 것을 버리고 숲 속으로 17년 간 수행을 떠났던 저자의 여정과 깨달음, 그리고 마지막을 담은 책으로 수많은 독자들의 삶에 감동과 용기를 전해주었다. 이 책은 모두가 인생의 진리를 추구하며 살아가야 한다고 말하지 않는다. ..
[오늘의책] 낯선 단어가 만나 일으키는 묘한 친밀함, '친밀한 이방인' 갖고 싶은 이름, 훔치고 싶은 인생, '친밀한 이방인' 7년 동안이나 소설을 쓰지 못한 소설가 '나'는 어느 날 신문에서 흥미로운 광고를 발견한다. '이 책을 쓴 사람을 찾습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신문 전면에 어떤 소설의 일부가 실려 있다. 아무 생각없이 소설을 읽어내려가던 '나'는 충격에 빠진다. 그 소설은 '나'가 데뷔하기전에 누구에게도 알리지 않고 문예공모에 제출했던 작품으로, 공모전에서 낙선한 뒤로 까맣게 잊고 지내온 터였다. 신문사에 광고를 더이상 싣지 말라고 연락하자, 뜻밖의 인물이 '나'에게 다시 전화를 걸어온다. 6개월 전 실종된 남편을 찾고 있는 여자, '진'이었다. 놀랍게도 '진'은 그녀의 남편이 광고 속의 소설을 쓴 작가로 행세했다고 말한다. 남편의 거짓말은 그뿐만이 아니었다. 사실 ..
[오늘의 책] 소설이 된 시인 백석의 이야기, '일곱 해의 마지막' 이루지 못한 꿈은 사라지는 게 아니라 누군가에 의해 다시 쓰인다. 1958년 여름, 번역실에 출근한 기행은 한 통의 편지봉투를 받게 된다. 누군가가 먼저 본 듯 뜯겨있는 그 봉투 안에는 다른 내용 없이 러시아어로 쓰인 시 두편만이 담겨있다. 시를 보낸 사람은 러시아 시인 '벨라'. 작년 여른 그녀가 조선작가동맹의 초청을 받아 북한에 방문했을 때 기행은 그녀의 시를 번역한 인연으로 통역을 맡았었다. 그리고 그녀가 러시아로 돌아가기 전 기행은 그녀에게 자신이 쓴 시들이 적힌 노트 한 권을 건넸었다. 그런 만남이 있은 후 기행은 북한에서는 발표할 수 없는 시를 적어 러시아에 있는 '벨라'에게 보냈던 것인데, 그동안 어떤 회신도 없다가 1년이 지나 답신이 온 것이었다. 봉투에 러시아 시 2편만이 담긴채로. 그 ..
[오늘의책] 다양성을 인정하는 것에 대해, '나는 옐로에 화이트에 약간 블루' 차별과 폭력이 난무하는 세상에서도 아이들은 자란다 보육사이자 칼럼니스트 '브래디 마키코'. 영국에서 20년 넘게 살아온 일본인 저자가 계층 격차와 다문화 문제로 신음하는 영국사회의 밑바닥에서 아이를 키우며 겪은 생생한 현실을 기록한 책. 저자는 중학교에 갓 입학한 아들이 인종도 국적도 계층도 다른 친구들을 만나며 겪는 복잡미묘한 사건을 관찰하며 다양성과 차별이라는 민감한 이슈를 풀어낸다. 긴축재정과 브렉시트로 분열과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영국사회를 배경으로 어른들의 편견을 뛰어넘으며 치열하게 고민하고 성장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깊은 감동을 준다. 영국 지방도시의 공영주택지가 모여있는 동네. 그 동네 아이들이 다니는 중학교에도 무상급식 대상자와 중산층, 이민자와 원주민, 백인과 유색인종이 섞여 있다. 저자는..
[오늘의책] 쉬운 질문 어려운 대답, 친근한 주제 어려운 글 '취미가 무엇입니까' 한국 근대 '취미' 개념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되짚어보는 책 '취미가 무엇입니까?'는 '취미'라는 일상 개념이 한국 근현대사에서 형성되고 변천하는 양상을 다양한 근대 매체의 텍스트와 담론을 분석함으로써 재구성한다. 그리고 한국인들이 어떤 취미 형식을 향유했는지 살핀다. '취미' 개념의 유입은 서양의 근대성과 이에 대한 일본의 개념 번역 및 이식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지만, 원심력으로서 대중의 욕망과 감성이 동시에 작용하는 복잡한 담론 체계이다. 주로 20세기 전반기까지 '취미' 용법과 의미, 담론의 맥락을 분석하여, '취미'가 한국 근현대의 일상사와 문화사와 조응하는 가운데 형성되는 지점을 탐색한다. 우리는 때로 쉬운 질문이지만 어렵게 대답하고, 친근한 주제를 어렵게 풀어내는 재주를 지녔다. "취미가 무엇..
[오늘의책] '효율'이라는 딜레마에 빠져버린 사람들, '바쁨중독' 우리 조상은 원래 1년에 반만 일했습니다! 기술은 발전하는데 왜 우리는 시간이 부족할까? '바쁨중독' 산업화 이후로 시간은 돈이 됐다. 기계를 오래 가동할수록 많은 제품을 생산할 수 있고, 이로 인해 공장주는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었다. 그러면서 '게으름'은 비도덕적인 행위이고, '근면'은 도덕적 행위라는 개념이 등장했다. 이는 직원들이 얼마의 임금을 받건 장시간 일하도록 설득할 수 있는 수단으로 사용됐다. 이 말도 안되는 개념은 서서히 사람들 사이로 스며들어갔다. 그후 약 200년 만에 사람들은 게으름을 싫어하고, 죄악시 여기게 되었다. 이제 사람들은 조금의 시간도 허투루 쓰지 못한다. 항상 바쁘고, 시간이 없다. 저자는 우리가 왜 바쁨 중독에 빠졌는지, 언제부터 '여유'를 죄악시하게 되었는지, 어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