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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Books

[오늘의책] 숲속의 현자가 전하는 마지막 인생수업,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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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 이른 성공을 버리고 떠난 17년 간의 숲속 여행, 그리고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깨달은 것들

 

2022년 1월, 한 사람이 세상을 떠났다. '망설임도, 두려움도 없이 떠납니다'라는 한마디를 남기고.

 

스웨덴 전역에 거대한 애도의 물결이 일었다. '비욘 나티코 린데블란드'.

 

수많은 스웨인인들을 불안에서 끌어내어 평화와 고요로 이끌었던 그는 2018년 루게릭병에 진단받은 후에도 유쾌하고 따뜻한 지혜를 전하며 살아갔다.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는 20대에 눈부신 사회적 성공을 거뒀지만 모든 것을 버리고 숲 속으로 17년 간 수행을 떠났던 저자의 여정과 깨달음, 그리고 마지막을 담은 책으로 수많은 독자들의 삶에 감동과 용기를 전해주었다.

 

이 책은 모두가 인생의 진리를 추구하며 살아가야 한다고 말하지 않는다. 17년을 숲속에서 수행해야 지혜를 얻을 수 있다는 이야기도 아니다. 하지만 매순간 오늘의 사회에서 주어지는 모든 자극을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우리는 온갖 박탈감과 초조함, 허무함에 시달릴 수 밖에 없다. 가만히 있어도 불편하게 살고 있다면, 습관적으로 불행과 불안에 몰두하며 스스로를 괴롭히고 있다면, 그 패턴에서 벗어나 좀 더 평온하고 자유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돕고자 한다.

 

인생에서는 언제고 폭풍우를 맞이하게 된다. 몇 번이고 되풀이해서 온다. 이때 자기 생각을 모두 믿어버린다면 바닥이 없는 심연으로 빠져든다. 좀 더 평온한 시기에 생각을 내려놓는 법을 배웠다면 두려움과 아픔이 마침내 당신을 찾아왔을 때 가느다란, 그러나 굳건한 구명줄이 되어줄 것이다.

 

'일체유심조', 결국 모든 것은 내 마음에 달려있다는 머리로는 쉽지만 실천하기 어려운 이치

 

책에서 서술한 저자의 삶과 깨달음은 먼 옛날 원효대사가 이야기했던 '일체유심조'와 맞닿아있다고 느꼈다.

 

결국 '통제할 수 없는 외부의 환경을 통제하기 위해서 나를 소모시키는 삶을 살지 말고,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것들에 집중해보자'라는 가르침으로 느껴졌다.

 

같은 맥락에서 결국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인정'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날이 갈수록 더 빠르고, 더 현란한 변화에 적응해가며 살아나가야 하는 우리에게 모든 것을 '이해'하기에는 나라는 그릇이 너무 작다. 외부 환경을,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것. 쉽게 서술할 수 있지만 실천하기에는 참 어렵다고, 당연한 것을 다시 한번 이 책을 통해 느끼게 되었다.

 

저자는 외부의 구세주가 아닌 내면에서 구원을 얻고자 하는 '불교'의 교리적 이치에 따라 현대인의 삶에 빗대어 여러 일화 등을 통해 설명하고 있는데, 특히 와닿았던 부분은 통제에 대한 부분. INTJ적인 성향이라서인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이 비단 다른 사람에게도 적용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은연중에 있었던 것 같다.

 

'지식은 자신이 아는 것을 자랑한다. 지혜는 자신이 모르는 것 앞에서 겸손하다'

'옳다는 것이 결코 핵심이 아니라네'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

'혼돈은 자네를 뒤흔들지 모르지만 질서는 자네를 죽일 수 있다네'

'우리는 늘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그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남들도 최선을 다하고 있지요.'

'주먹을 펴고 살아가라'

 

저자도 책에서 여러차례 밝혔듯, 아는 것과 이를 실천하는 것은 차원이 다르다. 늘 걱정인형으로 살아온 인생이었던 탓에 나티코 스님처럼 깨달음의 경지까지에는 오를 수는 없겠지만, 나의 생각이 외부와 부딪히는 그 순간에 꼭 되뇌어보아야 할 문구들이다.

 

평소 자기계발서는 결국에는 누구나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는 그럴싸한 말만 남긴다는 생각에 좋아하지 않았는데 그 당연한 것을 되뇌어주는 것만으로도 읽는 이에게 많은 영감을 준다는, '내가 틀릴 수도 있다는' 사실을 다시 깨닫게 해준 책이어서 참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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