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하신 꿈은 매진입니다! '달러구트 꿈 백화점'
잠들어야만 입장가능한 꿈 백화점에서 일어나는 비밀스럽고도 기묘한, 가슴뭉클한 판타지 소설.
여기는 잠들어야만 입장할 수 있는 '달러구트 꿈 백화점' 입니다. 잠들어야만 입장할 수 있는 독특한 마을. 그곳에 들어온 잠든 손님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곳은, 온갖 꿈을 한데 모아 판매하는 '달러구트 꿈 백화점'이다. 긴 잠을 자는 사람들은 물론이고, 짧은 낮잠을 자는 사람들과 동물들로 매일매일 대성황을 이룬다.
범상치 않은 혈통의 주인장 '달러구트', 그리고 그의 최측근에서 일하게 된 신참 직원 '페니', 꿈을 만드는 제작자 '아가넵 코코', 그리고 베일에 둘러싼 '비고 마이어스'... 등이 등장한다.
'달러구트 꿈 백화점'은 무의식에만 존재하는 꿈을 정말 사고팔 수 있을까?라는 기발한 질문에 답을 찾아가며, 꿈을 만드는 사람, 파는 사람, 사는 사람의 비밀스런 에피소드를 가지고 담고 있는 판타지 소설이다.
'꿈'이라는 기발한 소재로 만들어낸 동화같은 마을, 조금만 더 세심했다면 어땠을까?
'달러구트 꿈백화점'은 꿈이라는 매력적인 소재를 작가의 기발한 상상력을 더해 , 동화같은 마을로 구현해 낸 한국판 해리포터와 같은 느낌의 소설이었다. 그만큼 소설 내의 세계관이 인상적이었는데 '꿈'이라는 것이 상품으로 거래가 되는 점, 꿈에 대한 감정이 대가로 지불되는 등 흥미를 일으키는 다양한 판타지적인 장치를 여러 곳에 배치한 점이 인상적.
깨버리고 나면 어느새 기억속으로 다시 사라져버리는 꿈의 속성과 같이 '달러구트 꿈백화점' 또한, 꿈을 주제로 가벼운 에피소드들이 늘어지는 옴니버스식의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다. 작가 분이 학생 시절부터 유명 만화, 소설의 재미요소를 분석하며 노력해왔다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인물이나 사건이 평면적이고 심화된 갈등은 다루지 않는다.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무거움보다는 라이트함을 지향한다는 점이 개인적으로는 아쉬운 부분.
위와 같은 특징이 옴니버스의 형식을 만나, 각각의 에피소드들이 여기저기 사람들의 흥미를 끌 수 있는 여러 소재들을 마구잡이로 기워놓은 듯한 느낌을 자아내기도 한다. 구축해놓은 세계관을 잘 살려서 병렬로 구성된 여러 이야기 속에 중심이 되는 하나의 메인 스토리를 담아둔다면 더 완성도 있는 구성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소재와 아이디어가 정말 기발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더 아쉬움이 남는지도 모르겠다.)
읽기 전부터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책이라는 평을 들었는데, 아마 지금 느끼는 이 감정 때문이지 않을까 싶은 마음이다.
그래도 꿈이라는 미지의 영역에 대해 가볍고 유쾌하게 접근할 수 있었던 점이 좋았고, 평소에 꿈을 잘 꾸는 편은 아니지만 오늘은 좋은 꿈을 꿀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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