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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Gourmets

[뚝섬] 가벼운 분위기에 그렇지 못한 묵직한 맛, '누메로뜨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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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동에 유명한 이탈리안 레스토랑 '누메로도스'의 또다른 분점, '누메로뜨레스'

 

'누메로뜨레스'는 성수동에 '가지그라탕'과 '마스카포네 피자'로 유명한 '누메로도스' 근방에 위치한 분점이다. 스페인어를 조금이나마 배웠던 사람에게는 가게 이름이 꽤나 인상적일 수 있는데, '누메로도스'와 '누메로뜨레스'는 각각 'No. 2', 'No. 3'를 뜻하는 말이다. 원래 홍대 쪽에 있었던 '누메로우노' (No. 1)는 건물 재개발로 인해서 영업을 하지 않고 현재는 2호점인 '누메로도스'가 본점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한다.

 

처음엔 '누메로도스'를 예약하려고 알아봤는데, 예약이 쉽지 않아서 포기하려던 찰나 역에서 조금 거리는 있지만 '누메로뜨레스'를 발견하고 손쉽게 예약에 성공했다. 가게 분위기는 공업사를 개조했다고 하는, 외관에서부터 다소 투박한 느낌의 디자인이 시선을 사로잡는 느낌이다. 메뉴의 퀄리티와는 별개로 굉장히 합리적인 수준의 가격에, '콜키지 프리'는 굉장히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가볍게 즐기기 좋은 와인 한병을 소풍을 떠나듯 한손에 들고 방문하기에 좋다.

 

 

합리적인 가격, 가벼운 분위기. 하지만 그렇지 않은 내공있는 깊은 맛

 

'누메로뜨레스'는 '누메로도스'와 메뉴 구성이 같아서, 시그니쳐는 역시 '바질 마스카포네 피자'와 '가지 그라탕'이다. 마스카포네 치즈를 듬뿍 올려 장작 화덕에 구운 피자는 풍미가 굉장히 남다르다. 모짜렐라 치즈를 얹은 피자와 같이 쭈욱 늘어나는 치즈 특유의 식감을 기대할 순 없지만 마스카포네 치즈 특유의 달콤한 느낌과 풍미가 피자 도우와 잘 어울린다. 오히려 치즈가 조연의 역할로 화덕에 구운 도우의 식감을 잘 받쳐준다는 느낌.

 

 

'가지 그라탕'은 딱 기대한 만큼의 만족도. 앙증맞은 플레이팅이지만 마냥 가볍지 않은 묵직한 맛이 있다. 원래 가지를 그렇게 좋아하는 편은 아니었는데, 언제부턴가 구운 가지의 맛을 알게 된 뒤에 양식 또는 중식으로 조리된 가지는 좋아하게 되었다. 가지 특유의 식감이 얹어진 치즈와 라구(?)와 잘 어울러지는 느낌이 좋은 편이다.

 

 

메뉴 자체의 양이 그렇게 많지는 않은 편이어서 추가로 주문한 '삼치오일파스타'는 고등어 오일 파스타를 응용한 느낌이다. 마늘을 듬뿍 얹은 오일 파스타에 적절히 조리된 삼치가 어우러져 굉장히 독특한 맛을 이끌어낸다. 자칫 비릴 수 있는 생선류이기 때문에 미나리와 같은 향채를 얹어 비린 맛을 잡아주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삼치도 바스러지지 않고 두툼한 형체를 유지해서 씹는 맛이 좋은 편이라 비린 것에 유난히 예민하지 않다면, 이곳에서만 먹을 수 있는 메뉴에 도전해보는 것도 좋겠다.

 

주문했던 모든 메뉴가 기대했던 만큼, 기대했던 이상이어서 굉장히 만족스러운 방문이 되었던 레스토랑. '누메로도스'는 조금더 가정집스러운 분위기였던 것 같은데, 다음 번엔 '누메로도스'를 방문해서 다른 호평이 많았던 '먹물 리조또'나 다른 종류의 파스타를 경험해보고 싶은 마음이 드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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