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REVIEW/Gourmets

[강남] 찐하게 즐기는 미국 감성의 맛, '위트앤미트 W&M'

반응형

샌드위치의 모든 것을 '직접' 만드는 샌드위치 전문점 '위트앤미트 W&M'

 

영화 '아메리칸 셰프'를 상당히 좋아했다. 주인공 '칼'의 듬직한 풍채와 어울리지 않는 섬세한 요리에도 놀랐지만, 푸드트럭을 운영하며 판매했던 '쿠바 샌드위치'가 특히 인상적이었다. 지극히 '미국스럽다'라는 느낌이지만 '쿠바'라는 이름이 붙은 쿠바 샌드위치는 별거없이 빵 사이에 고기를 끼워넣은 비주얼이랄까? 다양한 재료를 한껏 끼워넣은 고정관념 속의 샌드위치와는 달리, '미니멀'한 느낌의 임팩트 있는 샌드위치여서 그랬는지 모르겠다.

 

 

'위트앤미트 W&M'(이하 W&M)은 영화 속의 '쿠바 샌드위치'의 향수를 서울의 중심, 강남에서 해소시켜줄 수 있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인테리어부터가 지극히 '미국'스럽다는 느낌을 받는데, 마치 '기묘한 이야기' 속 한 장면을 방문한 것 같은 느낌에 코로나 속 잠시 여행을 떠나왔다는 느낌을 받는다. 최근 근방에서 가장 핫한 맛집이기 때문에 대기는 필수인데, 오픈런을 하더라도 기다릴 수 있으니 마음에 충분한 여유를 가지고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특정 앱을 통해 원격으로 예약을 진행하는 것도, 포장으로 샌드위치만 챙겨 나가는 것도 가능하다.

 

 

 

빵부터 고기까지 모두 직접 만들고 판매하는 '크래프트 샌드위치'

 

'W&M'은 이름에서부터 유추할 수 있듯이, 빵부터 고기까지 모두 직접 만들고 판해하는 독특한 포지션의 레스토랑이다. '잠봉뵈르'가 유행처럼 번지면서 고기류를 직접 만들어서 판매하는 '샤퀴테리' 스타일의 레스토랑이 많아지는 편이지만, 빵까지 직접 만드는 곳을 직접 경험한 건 이곳이 처음이다.

 

 

차례대로 줄을 서며 기다리면, 청결한 오픈 키친에서 샌드위치로 탄생을 기다리는 빵과 고기를 발견할 수 있는데, 보기만 했을 뿐인데 샌드위치로 합치지 않아도 이건 개별적으로 맛있다라는 확신을 받는다. 친절한 직원분 덕분에 복잡한 주문도 간단하게 할 수 있는 편이니, 어떻게 주문하는 것이 좋을지는 차례를 기다리는 동안 미리 정해놓는 것을 추천한다. (전부다 먹고싶어서 선택장애가 올수도...)

 

 

가격대는 '런치플레이션'의 영향인지, 이곳이 강남이기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가성비가 좋은 편은 아니다. 각각 샌드위치와 사이드메뉴를 고르고 나면 5만원은 훌쩍 넘을 수 있다. 하지만 메인 코스라고 할 수 있는 '샌드위치'는 꽤나 매력적인 편으로, 빵과 육류의 조화가 좋다. 겉바속촉의 빵 사이에 한입에 베어물기 벅찰 정도로 가득 채운 고기는 바라보는 것만으로 만족스럽다.

 

 

유명하다고 하는 '클램 차우더 스프'는 기대가 컸던 탓인지 '쏘쏘'한 느낌. 애초에 클램 차우더 스프를 그닥 좋아하는 편이 아닌 탓이 크다. 크림 스프의 맛보다 조개의 맛을 한껏 끌어올려 조개류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선호할 수 있지만, 애초에 고기고기한 느낌의 샌드위치와는 좋은 조화를 이루지는 않는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과한 미국의 맛을 잡아줄 수 있는 '코울슬로'나 버거류에는 늘 찰떡궁합인 '프렌치 프라이'가 더 잘 어울린다는 느낌.

 

 

커다란 샌드위치를 본인이 편한 방법에 따라 먹을 수 있도록, 'W&M'는 포크, 나이프와 함께 키치한 포장이 곁들여진 비닐장갑을 제공해준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류의 샌드위치는 양손으로 들고 한입 크게 베어무는 것을 선호하는 편이라 위생장갑을 착용하였지만, 역시나 꽤나 불편한 면이 있다. 나같은 사람을 배려했는지 출구(?) 한켠에는 수도를 마련해놓아 손을 씻을 수 있는 소소한 배려를 해두었으니, 이곳에서는 눈치보지 말고 본인이 먹고싶은대로 편하게 먹자.

 

 

'파스트라미'와 같은 일부 메뉴는 치즈를 선택할 수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추천하지 않는다. 샌드위치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맛있는데 위에 멜팅된 치즈가 올라갈 뿐, 특별히 치즈가 올라가서 더 맛있다는 느낌을 받지는 못했다. 오히려 온전하게 베어무는데 방해가 되는 느낌이니, 메뉴 본연의 맛을 즐기는 것을 추천하는 편. '가격'과 '웨이팅'을 제외한다면, 별 다섯개는 너끈히 받고도 하나 더 줄 수 있는 강남에 위치한 흔치않은 그런 맛집.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