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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Gourmets

[선릉] 카페는 비주얼이 팔할이라지만.. 'Cafe Amormio(아모르미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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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악구 행운동 세로수길에 본점을 둔 스페셜티커피 전문점, 'Cafe Amormio'

 

전혀 예상치못한 곳에 위치한, 힙한 느낌의 카페.

 

이곳을 찾아갈때만 하더라도 '왜 이런 곳에 이런 카페가 있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세로수길 쪽에 본점을 둔 '아모르미오'는 스페셜티 커피 전문점을 표방한 카페. 카페 외관 및 인테리어는 꽤나 힙한 느낌의 카페였는데, 어울리지 않는 주변 경관으로 인해 예쁜 인테리어가 한풀 꺾이는 느낌이다. 나를 돋보이고 싶으면 자신보다 못난 사람들 속에서 있으라는 격언아닌 격언이 있지만, 카페에는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거두절미하고 인테리어만 따져본다면, 주변에 위치한 수많은 카페와는 다른 차별점이 있는 곳이다. 그래서 반신반의하면서도 나처럼 이곳을 찾아오게 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인상적인 아모르미오의 로고와 함께 주방에서는 힙한 느낌의 조명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넓지 않은 공간이지만, 어디에 앉아도 사진을 건질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장소. 가게 음악 자체는 나쁘지 않았지만, 도란도란 대화를 나누기에는 다소 크게 느껴지는 사운드가 조금 거슬린다.

 

 

외적으로 조금만 더 신경쓰면 좋았을 것 같은데, 뭔가 2% 정도 아쉬움이 남았던 느낌이다.

 

 

그다지 특별할 건 없었던 '시그니처 라떼'와 신념을 굳히게 해준 '에스프레소 S컬렉션'

 

스페셜티커피 전문점을 표방하고 있지만, 이곳은 '시그니처'를 표방하는 메뉴들이 곳곳에 있다. 시그니처라떼부터 에스프레소 컬렉션 등 이곳에서 아니면 즐길 수 없을 것 같은 다양한 시그니처 메뉴들이 한가득이다. 이곳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다양한 시그니처 메뉴를 즐기기위해 여러번 방문하는 것을 서슴치 않겠지만, 처음 온 사람들에게는 혼란스럽다라는 느낌을 줄 수 있을 것 같았다.

 

 

대표 메뉴로 추천해주시는 'Mio 시그니처 라떼'는 정말 간단하게 표현하자면, 조금 달달한 라떼 정도일까? 좀 더 액체상태에 가까운 크림과 함께 만들어낸 라떼는 비주얼적으로는 훌륭하지만, 맛으로 따져봤을때는 시그니처다운 '특별함'은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꽂아나오는 문구를 해석해보는 재미가 있었던 기억. 마치 암호와 같이 적힌 문구를 해석된 프랑스어와 함께 읽어보면 '사랑을 위한 모든 것, 항상 나와 함께'라는 이쁜 문구를 완성할 수 있다. (카페 이름 아모르미오는 '나의 사랑'이라는 뜻으로, 사랑을 시작하지 얼마되지 않은 사람의 설레는 감정을 뜻한다고 한다.)

 

 

또다른 시그니처메뉴인 '에스프레소 S 컬렉션'도 역시나 비주얼에 신경을 많이 쓴 모습. 특이하게도 이곳은 탄산수와 에스프레소를 같이 주는데, 탄산수를 통해 입을 헹구고 커피 본연의 맛을 즐기기를 바라는 의도가 담겨있다. 살짝은 들뜬 마음을 가지고 커피를 맛본 나는 리사르커피를 기점으로 에스프레소를 종종 마시게 된 나의 신념을 강화하는 계기가 되었다.

 

에스프레소 전문점이 아닌 곳에서 에스프레소를 시키는 것은 돈낭비다.

 

가장 유명한 리사르 커피를 기준으로 본다면, '스트라파짜또'와 같은 맛을 의도한 것 같기는 하다. 근데 에스프레소를 뽑는 것부터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커피 베리에이션을 위해 뽑는 에스프레소와 에스프레소 그 자체를 즐기기 위해 뽑는 에스프레소는 뽑는 방법이 달라져야 한다. 전자는 다른 메뉴와 함께 희석되기 때문에 좀더 묵직한 맛을 살리는 쪽에 초점을 둔다면, 후자는 쓴맛보다는 커피 본연의 고소함과 크레마로부터 나오는 신선함을 살려야 한다.

 

 

하지만, 아무런 고민없이 뽑아낸 에스프레소 위에 의미없이 코코아 파우더와 로투스를 얹었다. 스트라파짜또는 갓 뽑아낸 에스프레소의 고소함이 쓴맛으로 변할때 쯤 진한 초콜렛의 향이 쓴맛을 덮어서 좋은 느낌만 남기는 경험이었다면, 이곳의 에스프레소는 제각기 따로 논다. 쿠키를 떠 먹다가 에스프레소를 마실 것을 권하는데, 왜 그런 과정을 거쳐야 하는지 의문스럽다.

 

전반적으로 '비주얼'적으로는 신경을 많이 썼지만, 딱 그뿐인 곳. 거울 속 자기 얼굴만을 들여다보느라 주변의 다른 것들, 얼굴 외에 내면의 아름다움은 전혀 신경쓰지 않은 공주님과도 같은 곳. 주말에 리사르커피를 갈 수 없으니, 가까운 '오우야'라도 들러 이 실망스런 느낌을 지워버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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