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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비오는 날을 좋아하지 않는 편이다.
한 손이 '우산'으로 강제되어 버리는 불편함, 신발사이로 스멀스멀 스며드는 축축함, 조그만 반응에도 쉽게 예민해지는 성격에 어느샌가 사라져버리는 우산찾기까지... 싫은 이유를 나열하라면 금새 10가지는 뚝딱 만들어낼 수 있을테다.
그러나 딱 한가지, 비오는 날의 좋은 점을 꼽자면 '빗소리'가 참 듣기 좋다.
시멘트 바닥을 때리는 빗소리
철제 구조물에 닿는 빗소리
나뭇잎 사이를 스치는 빗소리
우산 위에 쏟아지는 빗소리
같은 빗소리이지만 제각기 다른 소리를 내며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힌다고 할까..?
군인이던 시절엔, 컨테이너 지붕이 철제로 되어 있던 탓에 조그만 빗소리도 감성적으로 들리게 될 때가 많았다.
비가 오는 날이면 철제 지붕 아래 놓여진 의자에 앉아 가만히 빗소리를 듣기도 했다.
그소리가 뭐라고 나는 빗소리를 들으며 오늘도 누군가의 모습을 떠올린다.
이 소리가 닿지도 않을 그 사람의 귓가에도 맴돌까 괜히 궁금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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