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책] '효율'이라는 딜레마에 빠져버린 사람들, '바쁨중독'
우리 조상은 원래 1년에 반만 일했습니다!
기술은 발전하는데 왜 우리는 시간이 부족할까? '바쁨중독'
산업화 이후로 시간은 돈이 됐다. 기계를 오래 가동할수록 많은 제품을 생산할 수 있고, 이로 인해 공장주는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었다. 그러면서 '게으름'은 비도덕적인 행위이고, '근면'은 도덕적 행위라는 개념이 등장했다. 이는 직원들이 얼마의 임금을 받건 장시간 일하도록 설득할 수 있는 수단으로 사용됐다. 이 말도 안되는 개념은 서서히 사람들 사이로 스며들어갔다. 그후 약 200년 만에 사람들은 게으름을 싫어하고, 죄악시 여기게 되었다. 이제 사람들은 조금의 시간도 허투루 쓰지 못한다. 항상 바쁘고, 시간이 없다.
저자는 우리가 왜 바쁨 중독에 빠졌는지, 언제부터 '여유'를 죄악시하게 되었는지, 어떻게 하면 진짜 삶을 되찾을 수 있을지 고민에 빠졌다. 그리고 6가지의 문제의 원인과 방법을 발견했다.
저자의 이분법적인 논리에 빛이 바래버린 '효율'의 딜레마라는 주제
책을 읽는 내내 전혀 다른 분야의 것이라고 생각했던 한 책이 떠올랐다.
'포크를 생각하다 - 식탁의 역사'. 식문화와 연관된 여러가지의 기타 등등에 대한 미시사를 소개하는 책이었는데, 그 책에서도 저자의 주장과 비슷한 내용이 나온다. '효율'적으로 일하기 위해 언제 어디서나 고개를 숙인 채, 스마트폰과 태블릿을 바라보며 슬랙에 답장하고, 이동하면서 유튜브를 통해 지식을 쌓고, 스마트워치가 일어나는 시간에 일어나고 물을 마시는 모습이 괜히 오버랩된다.
다만, 저자의 논리를 뒷받침하는 방식에 대해서는 잘 공감이 되지 않았다. 일반적이고 보편적인 현상들을 설명하기 위한 대부분의 논거는 '자신의 특수한 경험'에 지나지 않는다. 특히 인간에게 필요한 기본 욕구를 '소속감'과 '규칙'으로 정의하는 과정은 특히 공감이 되지 않았던 부분이기도 하다.
저자의 주장이 '인간은 환경에 지배당할 수 밖에 없다'라는 기조에서 시작되는 것들이 많기 때문에, '인간의 자유의지'에 대한 신뢰를 지지하는 입장에서 책을 읽는 내내 알게 모르게 떠오르는 반감이 괜한 '불편함'으로 작용하는 것은 아닐지 의심하게 되기도 했다. 개인적으로는 이러한 것들이 우리의 삶의 양식이 변화하는 한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패러다임의 변화 주기가 짧아졌을 뿐, '정반합'의 패러다임의 변화 과정에서 겪는 막연한 거부감이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
요즘과 같이 쉼없이 흘러가는 세상의 일원으로서 충분히 고민해볼만한 주제였지만, 내용을 풀어가는 방법이 너무나 아쉬웠던 책이다.